20년 전, 에도 막부 말기. 갑자기 우주에서 내려온 천인들은 ‘네오 암스트롱 사이클론 제트 암스트롱 포’로 에도의 천수각을 날려버리고 막부를 항복시켜 강제로 개국시켰다. 이에 거세게 저항하며 들고 일어선 사무라이를, 사람들은 ‘양이지사’라고 불렸다. 양이지사와 천인들 사이에서는 발발한 양이전쟁은 천인들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막부는 양이지사들을 배척하고 폐도령을 내세워 에도의 모든 사무라이의 검을 꺾으며 천인들에게 완전히 복종했다. 전쟁이 남기고 간 것은 수많은 사상자, 가족과 집을 잃은 난민들, 그리고 에도 한복판에 세워진 터미널. ‘사무라이의 나라’ 우리들의 나라가 그렇게 불린 것은, 이제는 까마득한 옛 이야기. 먼 옛날 사무라이들의 원대한 포부를 품고 올려다 본 하늘은 이젠 낯선 이양선으로 가득하다. 사무라이, 천인, 불량배, 완폐아… 지위와 자긍심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한데 뒤섞어 살아가는 에도. 그리고 이 거리, 가부키쵸에 ‘해결사’가 있었다. 그 사무실이 있던 층은 지금은 텅 비어있다. 이 거리에 소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한때 가부키쵸의 평화를 책임졌다는 ‘해결사’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까닭일까. 혹은 이 거리가 한 사람의 존재만으로는 억제할 수 없는 골칫덩어리를 끌어당기고 있는 까닭일까. 그 누구도 답은 알지 못한 채로 오늘도 터무니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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